일본 횡단보도 정지율 지역별 격차… 어느 지역이 가장 잘 지킬까?

일본에서 신호등이 없는 횡단보도 앞에 보행자가 서 있을 때 차량이 멈추는 비율이 처음으로 60%를 넘어섰습니다. 하지만 지역별 차이는 여전히 컸는데요. 나가노현은 93.2%로 전국 1위를 기록한 반면, 도쿄도는 52.9%, 오이타현은 39.4%에 머물렀습니다. 같은 나라에서도 보행자에게 길을 양보하는 비율에 큰 차이가 나타난 것입니다.

일본자동차연맹(JAF)이 2026년 10월 27일 발표한 전국 조사 결과입니다. 전국 평균은 61.1%로 지난해보다 4.4%포인트 상승했지만, 차량 약 10대 중 4대는 보행자가 건너려는 상황에서도 멈추지 않았습니다.

일본 횡단보도 정지율 지역별 격차… 어느 지역이 가장 잘 지킬까?

나가노 93.2%로 11년 연속 전국 1위

나가노현의 일시정지율은 93.2%로, 처음으로 90%를 넘어섰습니다. 2016년 조사가 시작된 이후 11년 연속 전국 1위입니다. 2위는 후쿠오카현 86.2%, 3위 미야자키현 82.9%, 4위 구마모토현 82.7%, 5위 기후현 81.9%였습니다.

반면 최하위인 오이타현은 39.4%였습니다. 나가노현과의 차이는 53.8%포인트로, 나가노의 수치가 오이타의 약 2.4배에 달합니다. 도쿄도는 52.9%로 47개 도도부현 중 32위였고, 오사카부는 45.8%로 42위에 그쳤습니다. 수도권이나 대도시라고 해서 정지율이 반드시 높게 나타나는 것은 아니었습니다.

전국 평균 61.1%, 조사 시작 때보다 약 8배

JAF는 2016년부터 신호등이 없는 횡단보도에서 차량이 보행자에게 길을 양보하는지 조사하고 있습니다. 첫 조사 당시 전국 평균은 7.6%에 불과했습니다. 2025년에는 56.7%였고, 올해 61.1%로 올라 조사 이후 최고치를 다시 기록했습니다.

이번 조사에서 관찰한 차량은 5,998대이며, 이 가운데 3,662대가 보행자가 건너려는 상황에서 일시정지했습니다. 37개 도도부현에서 지난해보다 정지율이 상승한 것도 긍정적인 변화입니다. 그러나 개선된 수치만 보고 안전 문제가 해결됐다고 판단하기는 어렵습니다. 보행자 입장에서는 멈추지 않는 차량 한 대만으로도 위험한 상황이 생길 수 있기 때문입니다.

조사는 어떻게 진행됐을까

JAF는 2026년 5월 11일부터 6월 30일까지 평일 오전 10시~오후 4시 사이에 조사를 실시했습니다. 전국 47개 도도부현에서 두 곳씩, 모두 94곳의 신호등 없는 횡단보도를 선정했습니다. 조사원이 횡단하려는 상황을 일정하게 만들고, 해당 방향으로 다가오는 차량이 멈추는지를 관찰하는 방식이었습니다.

조사 대상은 일반 승용차와 자가용 화물차 등으로, 모든 차종과 모든 시간대를 포함한 조사는 아닙니다. 장소도 각 지역에서 두 곳씩만 선정됐습니다. 따라서 이 수치를 특정 지역 운전자 전체의 교통의식이나 사고 발생 위험과 곧바로 동일시해서는 안 됩니다. 지역별 결과는 정해진 조건에서 관찰한 행동의 차이를 보여주는 지표로 이해하는 것이 정확합니다.

나가노현은 왜 높은 정지율을 유지할까

나가노현 경찰은 횡단보도에서 보행자를 우선하는 문화를 확산하기 위해 ‘횡단보도 규칙·매너 향상 프로젝트’를 운영하고 있습니다. 운전자에게는 보행자가 건너려 할 때 멈추도록 안내하고, 보행자에게도 주변을 확인하며 안전하게 건너도록 교육하는 활동입니다.

FNN 보도에서는 어린 시절부터 이어진 교통안전 교육과 경찰 등의 지속적인 캠페인이 높은 정지율에 영향을 줬을 가능성을 소개했습니다. 다만 교육이나 캠페인 중 어느 요소가 얼마나 영향을 미쳤는지 통계적으로 입증한 결과는 아닙니다. 나가노현 경찰 역시 좋은 성과에 만족하지 않고 운전자와 보행자 모두 계속 안전을 확인해 달라고 당부했습니다.

일본 도로교통법은 보행자 우선

일본 도로교통법에서는 신호등이 없는 횡단보도라도 보행자가 건너고 있거나 건너려는 경우, 차량이 횡단보도 직전에 일시정지해 통행을 방해하지 않아야 합니다. 횡단하려는 사람이 없다는 점이 명확하지 않다면, 운전자는 필요할 때 정지할 수 있는 속도로 접근해야 합니다.

이는 운전자의 친절에만 맡겨진 선택 사항이 아니라 법에서 정한 의무입니다. 반대로 보행자도 차량이 실제로 멈추는지 확인한 뒤 건너는 것이 안전합니다. 특히 일본에서 운전하거나 렌터카를 이용하는 한국인 관광객도 신호등 없는 횡단보도에서 보행자를 우선해야 한다는 규칙을 알아둘 필요가 있습니다.

이번 조사에서 일본의 횡단보도 정지율은 꾸준히 개선되고 있다는 사실이 확인됐습니다. 그러나 지역별 격차가 크고 전국적으로도 약 39%의 차량이 멈추지 않았다는 점은 남은 과제입니다. 결국 중요한 것은 순위 자체보다, 어느 지역에서든 보행자가 안심하고 길을 건널 수 있는 환경을 만드는 일이겠습니다.

참고 자료: JAF 공식 발표 · FNN · 나가노현 경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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