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의 세계적인 전기모터 제조기업 니덱(Nidec)이 회계 부정 문제와 관련해 창업자 나가모리 시게노부를 포함한 전직 임원 9명에게 손해배상을 청구하기로 결정했습니다. 회사는 2026년 10월 27일 이 같은 방침을 발표하고, 다음 날인 28일 기자회견에서 회계감사 대응과 경영 정상화 진행 상황을 설명했습니다. 조사위원회가 산정한 회사의 손해액은 약 276억 엔에 이르는데요. 다만 실제 소송은 아직 준비 단계이며, 법원이 배상책임을 확정한 것은 아닙니다.

창업자 등 전직 임원 9명 상대로 소송 추진
니덱은 10월 27일 공식 발표에서 전직 이사 6명, 전직 감사 2명, 전직 최고재무책임자(CFO) 출신 집행임원 1명 등 총 9명에 대한 손해배상 청구 소송을 추진한다고 밝혔습니다. 대상에는 창업자 나가모리 시게노부와 역대 경영진이 포함됐습니다.
이번 결정은 회사가 설치한 임원책임조사위원회의 보고서를 검토한 결과입니다. 위원회는 회계 처리와 경영 감독 과정에서 일부 임원에게 책임이 있다고 판단했습니다. 하지만 회사가 소송을 제기하기로 결정한 것과 실제 법원에 소장을 제출한 것은 다른 단계입니다. 니덱은 각 대상자에게 청구할 금액 등을 검토한 뒤 준비가 끝나면 소송을 제기하고 공시할 계획입니다.
276억 엔은 어떤 금액일까
10월 20일 공개된 임원책임조사위원회 보고서는 2025년 8월부터 2026년 8월 사이 회사가 입은 손해를 약 276억 엔으로 산정했습니다. 여기에는 회계 문제에 대한 조사·감사 비용과 도쿄증권거래소에 낸 상장 관련 위약금 등이 포함됩니다.
보고서는 과거 사업에서 발생한 손실의 인식과 처리 시점을 미루는 등의 문제가 장기간 누적됐다고 지적했습니다. 이른바 ‘부정적 유산’의 처리가 늦어지면서 거액의 자산 손상차손과 추가 조사 비용이 발생했다는 판단입니다.
그러나 276억 엔이 곧 횡령액이나 전직 임원 9명의 확정 배상액이라는 의미는 아닙니다. 위원회가 계산한 회사 손해 규모이며, 개인별 책임 범위와 실제 배상액은 향후 법적 절차에서 다뤄질 수 있습니다.
감사인이 의견을 내지 못한 이유
니덱이 직면한 또 다른 문제는 재무제표에 대한 회계감사입니다. 회사는 2026년 3월기 유가증권보고서를 제출했지만, 감사법인 PwC Japan으로부터 적정하다는 감사의견을 받지 못했습니다. 감사인은 충분하고 적절한 감사 증거를 확보하지 못했다는 이유로 ‘의견 표명 거절’을 선택했습니다.
이는 감사인이 재무제표가 반드시 모두 틀렸다고 결론 내렸다는 뜻은 아닙니다. 필요한 검증 자료가 충분하지 않아 적정 여부에 관한 의견을 제시할 수 없다는 의미입니다. 투자자 입장에서는 공시된 재무정보의 신뢰성을 판단하기 어려워지는 상황이죠.
니덱은 10월 28일까지 적정 감사의견이 첨부된 정정 보고서를 제출하려 했지만 목표를 달성하지 못했습니다. 회계 부정에 관여했거나 관련 사실을 알고 있었을 가능성이 있는 임직원에 대한 검증과 감사 절차가 계속되고 있기 때문입니다.
추가 검증 132명, 감사 종료 시점은 미정
니덱의 10월 28일 공시에 따르면 감사인은 재무보고 확인서 서명 후보자 252명에 관한 추가 점검을 요청했습니다. 회사는 기존 조사 대상자 120명을 제외한 132명에 대해 이메일 확인과 필요한 후속 검증을 진행하기로 했습니다.
회사는 자체적으로 수행할 추가 절차를 11월 중 마무리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이는 회계감사 자체가 11월에 끝난다는 약속이 아닙니다. 감사인의 평가 과정에서 새로운 확인 사항이 생길 수도 있어 최종 감사 완료일과 정정 공시 일정은 정해지지 않았습니다.
상장 유지에도 영향을 주는 내부관리 문제
니덱은 도쿄증권거래소의 특별주의 종목으로 지정돼 내부관리체제 개선 여부에 대한 심사를 앞두고 있습니다. 회사는 10월 30일 거래소에 내부관리체제 확인서를 제출할 예정이라고 밝혔습니다.
특별주의 종목은 기업의 내부통제나 경영 관리에 중대한 문제가 있다고 판단될 때 지정될 수 있습니다. 개선이 충분하지 않다고 판단되면 상장폐지 위험이 발생할 수 있지만, 10월 28일 기자회견 당시 상장폐지가 확정된 것은 아닙니다. 향후 거래소의 심사 결과를 확인해야 합니다.
신임 경영진의 과제는 신뢰 회복
10월 28일 기자회견에 참석한 가이다 미치오 최고경영자(CEO)는 전직 임원들에 대한 소송 추진이 무거운 결과라고 평가하면서 법적 절차에 따라 대응하겠다는 입장을 밝혔습니다. 또 품질 관리와 법규 준수, 기업 지배구조를 강화해 회사의 신뢰를 회복하겠다고 설명했습니다.
니덱은 회계 문제뿐 아니라 그룹 내 일부 생산·개발 거점에서 확인된 품질 관련 부적절 행위 의혹에도 대응하고 있습니다. 글로벌 제조기업이 기술 경쟁력만으로 평가받는 시대는 지났습니다. 정확한 회계 공시와 내부 통제, 제품 품질을 함께 입증해야 고객과 투자자의 신뢰를 회복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앞으로 확인할 핵심은 실제 소송 제기 시점과 청구액, 감사의견 확보 여부, 도쿄증권거래소의 상장 유지 심사 결과입니다. 이번 사안은 세계적인 제조기업이라도 경영 규모의 확대에 내부 관리가 따라가지 못하면 심각한 신뢰 위기를 겪을 수 있음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참고 자료: 니덱 공식 발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