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의 고령자 주거시설에서 치매를 앓던 입주자의 예금 3,225만 엔 이상을 부정하게 송금한 사건과 관련해, 전 시설장과 남동생에게 나란히 실형이 선고됐습니다. 2026년 10월 26일 나가노지방법원은 시설 운영자의 지위를 악용한 범행의 악질성과 피해 금액을 지적했는데요. 고령자의 생활을 지원해야 할 시설 관계자가 오히려 입주자의 재산을 침해했다는 점에서 무거운 책임이 인정됐습니다.
이번 사건은 단순히 현금을 몰래 가져간 일이 아닙니다. 피해자 명의의 은행 계좌에서 인터넷뱅킹으로 돈을 다른 곳에 보내는 방식이 사용됐습니다. 치매 등으로 자신의 금융거래를 직접 확인하기 어려운 고령자의 재산을 누가, 어떤 절차로 관리해야 하는지 다시 생각하게 하는 사건입니다.

치매 입주자 계좌에서 3,225만 엔 이상 송금
사건이 발생한 곳은 나가노현 이이야마시에 있었던 서비스 제공형 고령자 주택 ‘이이야마노사토’입니다. 일본에서 이 유형의 주거시설은 고령자가 거주하면서 안부 확인과 생활 상담 등의 서비스를 받을 수 있도록 마련된 주택을 뜻합니다. 의료·간병 서비스의 제공 방식은 시설별로 다를 수 있습니다.
보도된 기소 내용 등에 따르면 당시 시설장이었던 57세 여성은 2019년 5월부터 2021년 12월까지 이 시설에 입주해 있던 70대 남성의 계좌에서 3,225만 엔 이상을 부정 송금했습니다. 피해 남성은 치매를 앓고 있었던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남동생인 54세 남성은 부정하게 송금된 돈 가운데 2,908만 엔 이상을 받은 것으로 보도됐습니다. 두 사람은 재판 과정에서 기소 내용을 인정했습니다. 피해액은 엔화 기준이며, 환율에 따라 원화 환산액은 달라지므로 기사에서는 확인된 원래 금액을 사용합니다.
법원은 시설장 지위를 악용했다고 판단
10월 26일 열린 선고 공판에서 나가노지방법원은 전 시설장에게 징역 3년 10개월, 남동생에게 징역 3년 8개월을 선고했습니다. 집행유예가 없는 실형입니다.
법원은 전 시설장에 대해 시설장이라는 입장을 악용한 상습적인 범행으로 수법이 악질적이라고 지적했습니다. 남동생에 대해서도 누나에게 범행을 하도록 작용해 계기를 만들었다고 판단했는데요. 두 사람 모두 강한 비난을 피할 수 없다는 취지의 판단이 내려졌습니다.
다만 이번 선고는 1심 판결입니다. FNN 보도에 따르면 전 시설장 측 변호인은 피고인과 항소 여부를 상의하겠다고 밝혔고, 남동생 측 변호인은 항소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전했습니다. 이 보도만으로 전체 사건의 판결이 확정됐다고 표현해서는 안 됩니다.
인터넷뱅킹이 범행에 이용된 이유
이 사건에서 적용된 혐의는 일본 형법상 ‘전자계산기 사용 사기’입니다. 컴퓨터 시스템에 사실과 다른 정보나 부정한 지시를 입력하는 방식으로 재산상 이익을 얻는 범죄에 적용될 수 있는 규정입니다. 이번에는 인터넷뱅킹을 통한 계좌 송금이 문제 됐습니다.
금융거래가 온라인으로 이뤄지면 현금을 직접 인출하지 않아도 큰돈이 이동할 수 있습니다. 거래 내역이 기록으로 남더라도, 계좌 명의인이 건강상의 이유로 내용을 확인하기 어렵다면 이상 거래를 조기에 발견하지 못할 가능성이 있습니다.
물론 모든 고령자 시설이 입주자의 통장이나 인터넷뱅킹을 관리하는 것은 아닙니다. 이번 사건을 계기로 중요한 것은 누가 금융거래 권한을 갖고 있었는지, 지출을 누가 승인하고 확인했는지를 분리해서 살펴보는 일입니다. 구체적인 계좌 접근 경위와 시설 내부 절차는 확인되지 않은 부분까지 단정할 수 없습니다.
수사 과정에서 드러난 피해와 판결 범위
이 사건은 2026년 3월에도 보도됐습니다. 당시 신에쓰방송은 전 시설장의 남동생이 입주자 계좌에서 자신의 계좌로 돈을 옮긴 혐의로 체포됐다고 전했습니다. 초기 수사 단계에서는 특정 시기의 송금액과 추가 피해 가능성이 함께 거론됐습니다.
하지만 수사 과정에서 언급된 의혹이나 조사상 피해 추정액이 모두 이번 재판에서 유죄로 인정된 금액과 같다는 뜻은 아닙니다. 이번 기사에서 확정적으로 다루는 판결 대상 금액은 3,225만 엔 이상이며, 남동생이 받은 금액은 2,908만 엔 이상입니다. 별도 의혹을 이번 판결의 확정 사실처럼 합산해서는 안 됩니다.
치매 고령자의 재산은 어떻게 보호해야 할까
치매 진단을 받았다는 이유만으로 모든 금융거래 능력이 동일하게 사라지는 것은 아닙니다. 실제 판단 능력과 법적 권한, 본인의 의사에 따라 필요한 지원 방식이 달라질 수 있습니다. 다만 본인이 거래 내용을 충분히 이해하거나 확인하기 어려운 상황에서는 제삼자의 부당한 개입을 막는 장치가 중요해집니다.
가족이나 법적으로 권한을 부여받은 대리인이 있다면 금융기관의 정식 절차를 통해 계좌 관리 권한을 확인하고, 정기적으로 거래 내역을 살펴보는 것이 도움이 됩니다. 시설이 금전 관리를 지원하는 경우에는 보관 물품과 지출 내역을 문서로 남기고, 한 사람이 송금과 검토를 모두 맡지 않도록 내부 통제를 마련할 필요가 있습니다.
일본에는 판단 능력이 충분하지 않은 성인의 재산 관리와 법률행위를 지원하는 성년후견제도도 있습니다. 다만 후견인을 선임하거나 금융거래 권한을 행사하는 일에는 정해진 법적 절차가 필요하므로, 가족이라는 이유만으로 임의로 예금을 옮겨도 된다는 뜻은 아닙니다.
이번 판결은 돌봄을 맡긴다는 신뢰와 재산을 관리할 권한은 별개의 문제라는 점을 보여줍니다. 고령자의 안전한 생활을 위해서는 신체적 돌봄뿐 아니라 예금과 금융거래를 투명하게 관리하는 체계도 함께 갖춰져야 합니다.
참고 자료: FNN · TBS NEWS


